'8년 연속 10승' 장원준, 꾸준함으로 쓰는 역사

입력 2017-08-18 10:15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1회초 두산 선발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장원준이 8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의 위업을 달성했다.

장원준은 17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KIA의 맞대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장원준의 호투에 힘 입어 두산도 1위 KIA를 4-1로 꺾었다. 장원준은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째(7패)를 올리며 8년 연속 10승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2008년부터 군 복무를 했던 2012, 2013 시즌을 제외하고 8시즌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렸다. KBO리그 역대 3번째이자, 좌완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정민철(1992~1999·한화)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제 남은 건 10시즌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린 이강철(1989~1998·해태)의 기록이다.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1회초 두산 선발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장원준은 명실상부 두산의 '에이스'이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투수라고는 할 수 없다.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이 15승(2011, 2016년)이고, 2점대 이하의 자책점을 기록한 시즌은 없다. 두산 이적 이후 2번의 우승을 경험했지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도 없다. 하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꾸준함을 무기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팬들이 그를 '장꾸준'이라 부르는 이유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장원준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이때부터 군 복무 시즌을 제외하고 100이닝 이상 투구하며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역대 두 번째 11년 연속 100이닝 투구라는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장원준의 기록 제조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지난 6월 23일, 개인 통산 117승째를 올리며 현역 좌완 최다승 투수가 된 장원준은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서 3개의 탈삼진만 더하면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이강철에 이은 KBO리그 두번째이자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꾸준함을 무기로 묵묵히 걸어온 장원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