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나치·KKK 단체 “트럼프 잘한다” 한목소리로 칭찬

입력 2017-08-17 16:17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일명 KKK)’과 신나치주의 세력이 한 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칭찬하고 나섰다.

신나치주의자로 이름이 알려진 앤드루 앵글린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데일리스토머(Daily Stormer)’에 “이 자(트럼프)는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역량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그를 돌봐줘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일 덕에 트럼프에게 나쁜 감정을 갖는 일은 오래도록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스토머는 극우 성향의 네오나치즘 신봉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백인우월주의단체가 저지른 ‘샬럿츠빌 유혈 사태’ 이후 차단됐다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계정으로 추정되는 도메인을 달고 재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현재 다시 차단됐다.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살럿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집회를 주도한 리처드 스펜서도 데일리스토머에 올라온 앵글린의 주장에 동조했다. 스펜서는 “트럼프야말로 진실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인우월주의자 베이크드 알래스카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하는 글을 적었다. 알래스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옳다”며 “한 쪽은 표현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고, 한 쪽은 곤봉과 무기를 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실을 보라”고 썼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님, 샬럿츠빌에서 우리를 공격한 ‘안티파(좌익 극단주의 운동을 벌이는 반파시즘 세력)’ 대안좌파를 규탄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KKK 단체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듀크 역시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고 용기있게 샬럿츠빌 사태에 대한 진실을 말해줘 고맙다”고 밝혔다. 듀크는 “흑인 인권 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와 안티파 내부에 좌파 테러리스트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반이민주의 성향 매체 VDare의 제임스 커크패트릭도 성명서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보수 기득권의 그 누구도 못한 일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안티파가 합법적 집회에서 폭력을 부추겼다는 진실을 말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샬럿츠빌 유혈 사태’를 놓고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한 강한 비판을 자제하며 “폭력이 발생한 책임이 좌우파 양쪽에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좌우 양쪽의 책임을 언급하면서 결과적으로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들을 면책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여당인 공화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물론이고 그의 ‘우군’을 자처하던 기업가들도 줄줄이 그의 곁을 떠나가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6일(현지시간) “인종 증오 이데올로기는 관용할 수 없으며 좋은 신나치주의자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인 ‘전략정책포럼(SPF)’ 의장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16일(현지시간) SPF위원들과 SPF의 해체를 결정한 뒤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통보했다. 재계에서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손꼽혀온 슈워츠먼은 이날 “편협함, 증오, 극단주의는 미국의 핵심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며 트럼프와 거리를 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