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71.2%로 조사됐다.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14, 16일 이틀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지지율이 71.2%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직전 조사였던 7~11일에 집계된 지지율보다 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취임 이후 100일 내내 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이어왔다. 취임 초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84.1% 최고치를 기록했고, 강경화·안경환 장관후보자 인사 논란과 웜비어 사망 등 외교안보 쟁점이 겹치면서 6월 3주차에는 74.2%로 하락했다. 한미·G20 정상외교가 있었던 7월 1주차에는 76.6%로 반등했다.
이후 송영무·조대엽 장관후보자 인사 논란, 북한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안보 위기 등을 겪으면서 최근에는 70%대 초반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70%대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율과 비교해 봤을 때 무척 높은 수치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국정지지율에 해당한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보다 취임 100일 지지율이 높은 이는 83%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당시 지지율은 52%였다. 문 대통령은 5월10일 취임 후 100일이 지나는 동안 모든 주간 또는 주중 집계에서 70%대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고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서민과 약자를 우선하고, 탈권위적 행보를 보이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취임 100일 맞은 문재인정부가 가장 잘한 것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국민 10명 중 6명은 ‘서민·약자 우선정책’과 ‘탈권위·소통 행보’ ‘뚜렷한 개혁소신’을 손꼽았다. (차례로 23.0%, 21.3%, 18.5%)
물론 문재인정부의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각종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유권자 일부가 조금씩 누적되면서 취임 후 현재까지 긍정평가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보수층에서는 부정평가자가 47.7%를 기록해 41.4%를 기록한 긍정평가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한다’고 평가한 유권자 10명 중 8명은 ‘과도한 선심성 정책’ ‘편 가르기’ ‘외교안보 능력 부족’을 손꼽았다. (차례로 36.1%, 23.4%, 16.8%)
정당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보다 1.8%포인트 오른 51.6%를 기록해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민주당은 60대 이상과 보수층을 제외하고는 선두를 유지했다. 건국절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은 0.5%포인트 하락한 16.4%를 기록했다. 문재인정부의 안보 정책에 날을 세우고 있는 바른정당은 0.4%포인트 오른 6.6%를 기록해 오차범위 안에서 지지율 3위를 차지했다.
8·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당은 0.6%포인트 오른 6.0%로 꼴지를 면했다. 호남에서 지지율을 회복한 것이 주효했다.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11.9%에서 18.4%로 크게 올랐다. 정의당은 정당 지지율 최하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진 5.0%로 지난주의 반등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