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공포에 맞서 '자이언트 오믈릿' 만든 벨기에

입력 2017-08-17 14:10
시애틀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벨기에 동부 도시 말메디에서 지난 15일 초대형 오믈릿을 만드는 행사가 열렸다. 지름이 4m나 되는 거대한 프라이팬에 달걀 1만개를 넣고 부쳤다. 벨기에는 유럽 식탁을 휩쓴 '살충제 달걀'의 진원지이고, 말메디는 해마다 이맘 때면 '자이언트 오믈릿'을 만드는 이벤트를 22년째 열고 있다. 달걀 소비가 크게 위축되자 살충제 달걀 공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올해는 더욱 큰 규모로 행사를 치렀다.

말메디의 도심 광장에 마련된 대형 프라이팬 주변에는 장관을 구경하고 오믈릿을 맛 보기 위해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의 베네딕트 마시 대표는 "이 오믈릿이 100% 안전하다는 걸 확신한다"며 요리 시작을 알렸다. 10여명의 요리사가 보트의 '노'처럼 생긴 기다란 장비를 들고 프라이팬에 풀어놓은 계란을 저었다. 베이컨과 양파를 넣어 완성한 초대형 오믈릿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제공됐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와 함께 유럽 전역에 유통된 살충제 달걀의 진원지로 꼽힌다. 축산업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오염된 달걀을 먹어 인체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달걀과 달걀 가공품 소비는 뚝 떨어졌다. 자이언트 오믈릿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공포 심리를 가라앉히는 데 일조할 것으로 현지 식품업계는 기대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