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밀려온 아기 돌고래… 관광객 ‘셀카 삼매경’에 사망

입력 2017-08-17 10:21
현장 사진. 한 아이가 아기 돌고래의 숨구멍을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텔레그래프 캡처

어미로부터 떨어져 해변으로 떠밀려온 아기 돌고래가 ‘셀카’를 찍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의 부주의로 목숨을 잃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페인 남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알메리아주 모하카르에서 12일 아기 돌고래가 표류하다 어미로부터 떨어져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 해변의 관광객들은 진기한 ‘구경거리'를 발견한 양 돌고래를 얕은 해변 쪽으로 끌고 나왔다. 앞 다퉈 아기 돌고래를 만지고 사진을 찍었다.

관광객들이 즐거워하는 사이, 아기 돌고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스페인의 비영리 동물보호단체 ‘에퀴낙'은 페이스북에 “어미를 잃은 데다 몸도 아픈 아기 돌고래를 손으로 만지고 사진을 찍으면 매우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은 가장 비이성적인 동물”이라며 “많은 이들이 겁에 질리고, 굶주리고, 어미를 잃은 생명체에게 동정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부주의는 사진에서도 드러난다. 사진 속의 한 아이는 아기 돌고래의 숨구멍을 손으로 막고 있는 듯했다. 에퀴낙은 “돌고래는 엄격히 보호되고 있는 종이어서 다치게 하거나 생태를 방해하고,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일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며 “법 규정에 대한 존중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