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시민들'… 여성이 30분간 매 맞는 사이 손가방 훔쳐갔다

입력 2017-08-16 16:55

광주시 도심 한복판에서 한 여성이 한 남성에게 뼈가 부러질 만큼 심하게 폭행 당했지만 아무도 남성을 막지 않았다. 한 운전자는 여성이 폭력을 피해 도망가다 떨어뜨린 손가방을 가지고 달아나기까지 했다. 이 여성은 전치 7주의 부상을 입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6일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마구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로 주모(5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지난 7월24일 오후 10시20분게 광주 서구 치평동 김모(59)씨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김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주씨의 무자비한 폭행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집 밖으로 도망갔지만 주씨는 쫓아와 폭행을 이어갔다. 김씨는 오른쪽 발목과 손목이 부러지는 전치 7주의 중상을 입었다.

주씨의 무자비한 폭행이 30분가량 계속됐지만 주위 시민들은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 현장을 지나가던 한 운전자는 폭행을 당하는 김씨가 떨어뜨린 손가방을 몰래 주워갔다.

경찰은 스마일센터를 통해 김씨에게 심리 치료와 병원 치료비를 지원하고, 김씨의 가방을 가져간 운전자의 행방을 찾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