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준표 “대구 원외위원장 안 맡는다”

입력 2017-08-16 15:23 수정 2017-08-16 18:17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의 원외 당협위원장을 맡는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3선 의원 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대구의 지역구를 맡을까 했는데, 말들이 많아 대구로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일부 참석자들이 전했다. 홍 대표는 “내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면 뭐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보수 재건을 위해 대구 지역구의 당협위원장만 맡고, 출마를 안 한다고 강조해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 대구시장 출마설이 끊이질 않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 출마설도 사전에 차단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서울 송파을에서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홍 대표는 “일부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년 보궐선거에서 송파을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보고 나가라고 하는데, 내년 6월 한국당의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송파을 보궐선거를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 정치를 시작해 송파구와 인연이 깊다. 홍 대표는 지금도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홍 대표는 보수 통합과 관련해 “보수가 통합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라면서도 “전쟁에도 속전속결이 있고 지구전이 있다. 통합 방법은 지도부에 맡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바른정당 등 보수 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성동 의원은 “인위적 방법이든 자연스러운 방법이든 보수 통합의 길로 가야만 우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차기 정권 재탈환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며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홍일표 의원도 “선거를 통해 자연히 보수통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고 거들었다.

회의에서는 한국당 혁신위가 지방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을 지양하고 전략공천을 확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쓴 소리’가 이어졌다. 강석호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 때문에 우리가 졌냐, 아니면 친박 마케팅과 일부 정치세력의 보복공천 때문에 졌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천만은 어느 권력자도 장난칠 수 없도록 우리 당원과 국민만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용 의원도 “상향식 공천을 전략공천으로 바꾸는 건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혁신위의 결론은 나중에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하고 한 번 거를 기회가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