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군인이 먹나요?”… 국방부 ‘계란 급식’ 중단

입력 2017-08-16 11:21
지난해 여름 작전 중 식사하는 군인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국방부가 16일 ‘살충제 파동’에 휩싸인 계란의 군부대 급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동안 폐기‧폐사된 농축산물을 군납으로 활용한다는 대중의 오해를 받았지만, 이미 하루 전부터 계란 급식을 중단하고 살충제 검출 농가의 생산 분량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산란계 농가는 군납 대상이 아니지만,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전까지 급식하지 않도록 지난 15일 조치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잔류농약 검사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농가 계란으로부터 피프로닐을 검출했다. 피프로닐은 앞서 유럽에서 계란 파동을 일으킨 살충제 성분이다. 정부는 같은 날 자정을 기해 3000마리 이상 닭을 보유한 전국 모든 농가의 계란 출하를 전면 중단하고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문제의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 표면에는 ‘08마리’ ‘08LSH'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정부는 산란계 농장 1239곳을 조사하고 있다. 그 중 62%의 농가 조사가 이날 중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과정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은 폐기되며 나머지 분량은 유통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제2차 당‧정‧청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계란이 오는 18일부터 100% 유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의 일각에선 폐기 대상인 계란 중 일부가 군납으로 흘러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의 전염병 파동이 불거질 때마다 ‘폐사된 축산물이 군부대 급식으로 사용된다’는 예비역들의 농담은 도시전설처럼 떠돌았다. ‘살충제 계란’ 파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SNS에서는 “군 부대 급식으로 계란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확인되지 않은 채 떠돌고 있다.

국방부는 이미 군납돼 보관 중인 분량을 확인한 결과 ‘08마리’ ‘08LSH' 도장이 찍힌 계란이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농축산부의 전수 조사 결과에 따라 계란 납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장병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교육청도 16일 오전 학교 급식에서 계란을 사용하지 말도록 일선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고 밝혔다. 17일 식약처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을 사용하는 식단은 메뉴를 변경하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계란의 70%정도를 납품받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