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시야협착증과 녹내장

입력 2017-08-16 10:19

이소연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원장

녹내장은 시신경의 손상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그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안구 내 안압 상승이다. 

풍선 안에 공기가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안 되듯, 눈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 내부에 적절한 압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또 눈에는 ‘방수’라는 물이 있는데, 이 물이 일정한 속도로 생성되고 눈 밖으로 배출되면서 눈 속 압력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방수의 배출을 담당하는 부분이 막혀 눈 안에 방수가 고이게 되면 눈 속 압력이 오르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2015년까지 5년간 녹내장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73.1%나 증가했다. 

전체 녹내장 진료 환자 중 50대 이상이 68.6%를 차지할 정도로 녹내장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한다. 

노년층에 비해 환자 수는 적지만 젊은 층에서도 녹내장 환자 수의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 발병률이 높다. 

녹내장 환자 중에는 안압은 정상인데 시신경 손상이 진행된 경우도 상당하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압력조차 환자 본인의 시신경에 부담을 주거나 안압과 상관없이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할 경우 발병할 수 있다.

녹내장은 증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며, 안압이 급속도로 높아져 통증이 심하다. 

그러나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므로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위험하다. 시야가 가리는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말기이므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매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것이다. 한번 망가진 시신경은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높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한다. 일반적으로 안약이 사용되고, 필요에 따라서는 레이저나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녹내장 환자의 경우 시신경이 안압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약간의 안압 상승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피하고, 넥타이나 목이 죄는 옷은 피해 편한 복장을 한다. 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하며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