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여름휴가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입력 2017-08-16 09:47
김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부푼 마음으로 떠난 즐거운 휴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갑자기 밀려오는 피로감과 무기력감 등으로 휴가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증상은 휴가철에 맞춰졌던 생체리듬이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흔히 겪는 현상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의 수면패턴을 되찾으면 극복할 수 있다.

휴가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식사 후 소화불량과 하루 종일 멍하고 졸리며 피로감이 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보통 하루 이틀이면 생체 리듬이 회복되고, 1~2주가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후유증을 심하게 겪은 사람들의 경험에 따르면 1주일이 지나도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일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피로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휴가기간에 너무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과 담배를 한 경우, 장시간 비행기나 자동차 여행을 했거나 평소에 안하던 여러 가지 운동이나 놀이기구를 한꺼번에 즐겼다면 피로감은 더 심할 수 있다. 

이런 휴가 후유증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휴가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는 것이다. 휴가 일정이 너무 빡빡하면 규칙적인 생활패턴이 무너지기 쉽고, 생체 리듬 또한 흐트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충분한 휴식시간 없이 휴가 계획을 짜는 것은 휴가가 끝나고 업무 복귀시 본인의 소중한 몸과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를 혹사 시키는 행위와 같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조깅으로 휴가 후유증 극복하기


장거리 여행 시 오랜 시간동안 좁은 공간에 앉아서 운전을 하거나 가만히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만 있었다면 모든 근육이 허용된 범위를 넘어 근육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근육과 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장시간 앉은 상태의 운전과 불편한 자세의 취침은 신체 여러 부위 중 비교적으로 크게 체중을 받는 척추주변 구조와 기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척추는 우리 몸의 사지를 지탱하는 중심축으로 체중을 지탱하고 힘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의 구조가 잘못 되면 허리와 목을 제대로 가눌 수 없고 사지 근육도 부자연스럽게 된다. 휴가 후 일정기간 휴식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목과 허리에 통증이 있는 경우가 있어 지체하면 바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무거운 짐과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나면서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나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되고 휴가 후 몸은 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물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수상 레포츠가 늘어나면서 서핑보드,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활동량이 많은 스포츠를 즐긴 경우에 피로와 근육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무리한 활동 후에 생기는 근육통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 된다. 보통 1주일 이전에 사라지며, 특별한 부상이 아니라면 따로 치료는 필요 없다. 휴가지에서 무리한 활동 후 근육이 뭉쳐서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 된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반동을 이용하지 않고 끝까지 관절 또는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10-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동을 이용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을 발생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 후 몰려오는 피로감을 풀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 도움 된다. 산책이나 걷기, 조깅 등과 같이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것이 좋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평소에 자연스럽게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계단 오르기의 경우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효과를 모두 볼 수 있어 추천된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너무 무리하거나 너무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운동량과 강도는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좋고, 강도가 높은 운동을 했을 때는 2일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휴가가 끝나고 바로 업무에 복귀하는 것 보다 하루정도의 여유시간을 갖는 것이 휴가 후유증을 예방 하는데 좋다. 현실적으로 짧은 휴가기간으로 인해 휴가와 업무 복귀 사이에 여유시간을 가지기 힘들다면, 휴가를 마치고 직장 복귀 뒤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 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소 피곤하더라도 기상시간을 지키고 저녁에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휴가 후 2주 동안은 술자리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 8시간을 자야 하며 휴가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한다.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 시간에 낮잠을 10~20분 정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며 아픈 경우에는 다른 질병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의사를 찾아가 휴가를 언제 어떻게 다녀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