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트윗을 리트윗(재배포)하는 웃지 못 할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랴부랴 리트윗을 취소했지만 이미 수천명에게 퍼진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마이크 홀든(Mike Holde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용자가 작성한 “그는 파시스트다. 그래서 이상할 게 없다”는 트윗을 재배포했다. 이 이용자는 중년의 백인 남성이다. 국적에 대한 정보는 없다. 2010년 12월 트위터에 가입해 지금까지 4만6000건 이상의 트윗을 작성했다.
트위터에서 소통은 리트윗, 멘션(댓글), 마음에 들어요(추천)로 가능하다. 보통 리트윗을 통한 소통이 가장 활발하다. 리트윗은 해당 트윗에 동의하거나 자신의 팔로어에게 제시해 의견을 공론화할 때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자신에게 호의적인 의견을 낸 트윗을 주로 재배포해 왔다.
이 이용자는 미국 폭스뉴스의 기사를 옮기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시스트’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보안관 출신 조지프 아르페이오의 사면을 고려한다는 단독 보도였다. 아르페이오는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악의적인 불심검문으로 기소됐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트윗을 5분여 만에 취소했다. 이 경우 자신의 계정에서 나타나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이미 수천명의 팔로어에게 배포한 실수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 이용자는 하루 만에 트위터 명사가 됐다. 팔로어는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9시 현재 4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 순간을 포착해 캡처한 뒤 그 사진을 자신의 계정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자기소개를 “미국 대통령에게 공식 인정받았다. 좋은 일이길 바란다”로 바꿔 적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