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했다. 문 대통령은 경축식 마지막 순서였던 광복절 노래 제창 때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이후 부인 김정숙 여사, 김영관 애국지사, 독립운동가 배경진 선생의 딸 배국희씨와 함께 만세삼창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만세삼창 구호는 문재인정부의 국가비전인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었다. 김 애국지사와 배씨가 선창을 하자, 문 대통령 부부와 참석자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3번 외쳤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3월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렸다. 3·1운동을 재현한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만세삼창도 했다.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양복차림에 넥타이를 맸지만 3·1절 행사에서는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었다.
당시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3월 10일)를 9일 앞둔 시점이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불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촛불시민이 광장에 결집했고,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와의 충돌 우려도 확산됐다.
정치인들의 촛불집회 참여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었지만 문재인 후보는 촛불집회 자리를 지키며 3·1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당시 문 후보는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이었고,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독립운동가 후손 김시진씨를 방문해 큰절을 올리며 ‘친일 적폐 청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약 5개월이 지나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예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고, 이름 석 자까지 모든 걸 빼앗기고도 자유와 독립의 열망을 지켜낸 삼천만이 되찾은 것”이라며 “애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 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 안정을 지원해 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다”고 했다.
촛불혁명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국민주권’으로 연결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년 전인 1917년 4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한 ‘대동단결 선언’은 국민주권을 독립운동의 이념으로 천명했다”며 “국민주권은 임시정부 수립을 통한 대한민국 건국이념이 됐고, 백년의 시간을 이어 촛불을 든 국민들의 실천이 됐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