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악수를 나눴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거의 100일 만에 처음 만난 것이다. 대선에서 1, 2위 득표를 한 두 사람은 각각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됐지만 지난 100일간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홍 대표는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열렸던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오찬회동에 불참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장의 앞줄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입장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고, 홍 대표 앞에 이르러 악수를 교환했다. 홍 대표는 악수와 함께 목례로 문 대통령을 예우했다.
경축식이 시작되기 전 문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의 사전 환담 자리도 홍 대표가 함께했다.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등 5부 요인과 각 정당 대표 등이 대화를 나눴다. 뼈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 경축사와 관련해 비판 논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라는 게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 기준에서 1948년 건국은 자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도 취임식 때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았나. 19대 대통령을 역사적으로 올라가면 ‘1대’,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이라는 것이다. 본인도 19대 대통령이란 말을 쓰는 이상, 건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인정하면서 1919년 건국이라 얘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사람으로 치면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신되고 1948년 태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