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韓 소녀상 버스···매우 유감" 불쾌감 드러내

입력 2017-08-15 11:49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설치한 서울의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15일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BS후지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 버스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대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이 연대해 대응해야 하는 시기에 이런 일은 매우 유감이다”면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또 버스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발언하고 싶지도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라며 한국 측에 합의 실행을 요청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도 이날 NHK에 버스 내 소녀상 설치에 대해 “한일 쌍방이 미래지향적으로 양국관계의 발전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이런 행동은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입구역 버스정류장에서 소녀상이 설치된 151번 버스에 탑승해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녀상이 설치된 버스에 탑승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며, 버스가 일본 관광객이 많은 곳을 지난다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교도통신은 박 시장이 버스에서 “2015년 한일합의가 불충분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시내버스 회사인 동아운수는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작구 흑석동까지 운행하는 151번 시내버스 5대에 소녀상을 1개씩 설치해 지난 14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 버스는 일본대사관 부근을 지날 때는 영화 '귀향'의 OST 중 소녀의 목소리로 부른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은 안전을 고려해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