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北·美 간 ‘말폭탄’…긴장 고조 속 여지 남겨

입력 2017-08-15 09:49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북·미가 군사 대응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며 ‘말의 전쟁’을 시작했다. 다만 상대방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대화를 위한 여지는 남겨두는 모습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에 대해 “그들이 미국을 조준한다는 건 미국에 미사일을 맞히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한다면 급속하게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미 본토를 공격하는 북한 미사일이 보이는 즉시 이를 제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사일이 괌까지 가지 않고 근해에 떨어질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는 대로 우리가 받아들여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북한 전략군사령부가 이달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의 미사일 탐지 및 추적 시스템과 관련해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향하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도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4일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