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안철수 단일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유 의원이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대북정책을 버리고 사과하는 걸 요구한다고 해서 내가 탈당해준다고 했다”며 “그런데 유 의원이 단일화하지 않는다. 자기는 대통령 후보로서 TV토론을 잘하니까 이렇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서 5년 후에 대통령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김 의원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단일화를 위해 탈당도 결심했지만 유 의원의 완강한 태도 때문에 단일화가 무산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박 의원은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도 같은날 입장자료를 내고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셋이 만나 단일화 논의를 한 적이 있다”면서도 “박 전 대표가 저에게 들었다면서 유 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는데 저는 그런 말을 박 전 대표에게 전한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14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방송에서 얘기한 그대로”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단일화 논의를) 유 의원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유 의원은) 잘 모르는 내용일 수도 있다”며 “그분이 그렇게 부인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얘길 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서울 광화문 바른정당 홍보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그런 분인 줄 몰랐는데, 왜 오늘까지도 없는 이야기를 자꾸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도 “지난번 보도자료 이상, 이하도 아니다. 더 이상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과 박 전 대표가 만났을 때는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급락했던 시점”이라며 “김 의원은 그 때 이미 유승민·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접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