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주지사 “북한같은 불량배는 한 방 먹여야 그만 둔다”

입력 2017-08-14 20:56 수정 2017-08-14 20:57

북한이 이달 중순 미국령 괌에 미사일 발사 엄포를 놓은 가운데 에디 바자 칼보 괌 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북한 같은 ‘불량배(bully)’는 매우 강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보 주지사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다들 불량배가 뭔지 알 것”이라며 “김정은은 매우 강한 무기를 가진 불량배”라고 말했다. 이어 “불량배는 매우 강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칼보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강경한 경고를 쏟아낸 일에 대해 “때때로 불량배는 코에 한 방을 먹여줘야만 멈출 수가 있다”며 옹호했다. 그는 “북한은 2013년 이래 3차례 이상 괌을 위협했다”며 “버락 오바마 같은 전임 대통령들도 북한을 향해 완강한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지난해 “당연히 우리 무기로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칼보 주지사는 “한 대통령(오바마)은 냉철하고 침착하게 얘기를 했다. 다른 대통령은 느낌표와 함께 화염과 분노를 말했다”면서도 “하지만 둘은 똑같은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긴장을 고조시키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에 대해서 “현 상황의 책임은 오롯이 북한에 있다”고 꼬집었다.

칼보 주지사는 “삼촌이나 장성을 회의 중에 졸았다는 이유로 대공포를 이용해 화염으로 증발시켜 버리는 자는 김정은 하나 뿐”이라며 “사상 최악의 독성 신경가스로 형을 죽인 자도 김정은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괌 인근 30~40㎞ 해상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이달 중순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괌은 북한 평양에서 약 3380km 떨어져 있다. 이 곳에 위치한 미군의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돼 있다. 북한은 지난 수년간 괌이 자신들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세계가 본 적 없는 힘(power)을 마주할 것”이라며 강하게 맞대응하고 있다. 굽히지 않는 두 정상의 대립에 한반도에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