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고양이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이 고양이는 황금빛 곱슬거리는 털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사진이 진짜인지, 합성인지를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 고양이의 외모는 익숙하지 않다. 얼굴 생김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고양이의 모습이지만 곱슬거리는 털은 고양이보다 강아지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곱슬 털을 가진 고양이는 실제로 있다. 사진은 합성이 아니다.
이 고양이는 ‘셀커크 렉스(Selkirk rex)’라는 품종이다. 최초의 셀커크 렉스 고양이는 1987년 미국 몬태나 주의 한 애완동물 보호센터에서 태어났다. 곱슬곱슬한 털이 인상적이었다. 보호센터 근처의 셀커크산의 이름을 따서 셀커크 렉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후 아메리카쇼트헤어, 브리티시쇼트헤어, 이그저틱, 히말라야 고양이, 페르시아 고양이 등 다양한 종의 고양이와 교배를 거쳐 현재의 셀커크 렉스가 탄생했다. 1992년 국제고양이협회(TICA), 2000년 국제고양이애호가협회(CFA)에서 새로운 품종으로 인정받았다. 대표적 특징인 곱슬곱슬한 털은 불완전 우성유전으로 발현된다.
성묘가 된 셀커크 렉스는 곱슬거리는 풍성한 털을 갖는다. 성묘가 되기 전의 새끼는 사진처럼 돌돌 말린 털을 갖고 있다. 온순해 어떤 동물과도 잘 어울리고, 참을성이 강하고 느긋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곱슬 고양이에 셀커크 렉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벨벳고양이, 요정고양이 등의 별명을 가진 ‘데본렉스(Devon Rex)’도 부드러운 곱슬 털을 가지고 있다.
데본렉스는 1960년대 영국의 데본셔지방의 폐 주석광산 근처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새끼 고양이에서 시작됐다. 그 후 여러 렉스종과 교배를 거듭해 현재의 데본렉스가 되었다. 1979년 국제고양이애호가협회(CFA)에서 정식 품종으로 공인됐다.
커다란 귀와 가는 체형, 부드럽고 곱슬거리는 털이 인상적인 이 고양이는 요정 또는 작은 악마를 연상케 한다. 겉보기엔 날카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애교 있고 쾌활한 성격이다. 사교적이고 사람을 매우 잘 따라 고양이의 탈을 쓴 개라는 소리도 듣는다. ‘무릎냥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미국에서 집고양이로 인기가 높다. 배우 민효린이 키우는 고양이로도 알려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