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남극 탐험대가 두고 온 케이크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106년 묵은 이 케이크는 당장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형태가 보존돼 있었다.
뉴욕 타임즈는 13일(현지시간) 남극유산보존재단이 제조된 지 100년이 넘은 케이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케이크는 1910~1913년 영국 탐험가 로버트 팰컨 스캇이 이끈 '테라 노바 탐험대'가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크는 1899년 노르웨이 탐험대가 짓고 1911년 스캇 탐험대가 사용한, 남극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서 발견됐다.
케이크는 말린 과일을 넣은 파운드 케이크였다. 영국의 비스킷 제조회사인 헌틀리&팔머스(Huntley & Palmers)의 제품이다. 케이크를 담은 철제 상자는 완전히 부식됐다.
스캇이 탐험할 때 이 브랜드의 케이크를 챙겨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헌틀리&팔머스는 "비스킷이 전 세계로 수출됐었는데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남극유산보존재단 프로그램 매니저 리지 믹은 "2016년 5월부터 환경 보호 활동가들이 남극에서 1500개의 유물을 발견했는데 이 케이크가 그중 하나"라며 "잘 보존돼 있어 정말 놀랐다"고 전했다. "극심한 추위 덕분에 온전히 보존됐다"고 말한 믹은 "케이크는 고열량식품으로 남극에서 먹기 적합한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1910~1913년 당시 과일 파운드 케이크는 영국 사회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케이프 아다레 등에서 유물을 찾아 보존해 왔던 남극유산보존재단은 옷가지, 심하게 변질된 고기·생선, 잼을 찾았다. 이들이 발굴한 유물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켄터베리 박물관에 보존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