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한 대학병원의 부장교수 의사가 같은 병원 후배 의사들을 “건방지다”며 대로변에서 무릎을 꿇린 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건이 일어난 때는 지난달 17일 밤. 이 대학병원의 병원장은 이날 교수급 의사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간담회를 겸한 회식을 시청 앞 음식점에서 가졌다.
20여명이 참가한 1차 모임이 끝난 뒤 병원장은 귀가했고, 이후 A부장교수 등 10여명이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다.
이곳에서 후배 교수들이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자 A교수가 제지에 나섰다. 그러나 쉽게 정리되지 않자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에 화가 난 A교수는 다툼이 있던 후배 4명을 밖으로 나오게 해 버스정류장 옆에 세웠다.
A교수는 40대 초반인 이들을 꿇어앉힌 뒤 욕설과 함께 발길질과 따귀를 때렸다. 이에 후배들은 귀가 찢어지고 입술이 터졌으며 안경까지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다음날 A교수는 후배들에게 사과했다. 이 교수는 한 언론에서 “당시 술이 과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후배들이 옥신각신 하는 것을 말리는 과정에서 그랬던 것 같다. 다음날 사태 파악 후 ‘너무 괴롭고 미안하다’며 후배교수들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병원 쪽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A교수의 보직을 해임하고 대학에 징계를 의뢰했다. 병원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원만히 합의했고, 처분을 원하지 않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보직을 해임했다”고 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말다툼 말리려다..." 선배 의사가 후배의사들 길거리서 폭행
입력 2017-08-14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