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정의용 이어 송영무도…외교안보 수장들 '휴가 반납'

입력 2017-08-14 12:55
왼쪽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 뉴시스

‘화염과 분노’ ‘괌 포위 사격’ 등 북한과 미국의 과격한 발언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줄줄이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여름휴가를 취소하거나 단축한 데 이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휴가를 포기했다.

국방부는 14일 송 장관이 여름휴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송 장관의 오늘 일정에는 미 합참의장 접견 등 여러 현안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휴가 출발이 예정돼 있던 날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에 대해서는 “미리 취소하면 직원들이 휴가를 정상적으로 가는 데 오해가 있을까봐 배려하는 차원에서 오늘 아침에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 장관과 정 실장도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당초 강 장관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14일 조기 복귀해 업무에 들어갔다. 정 실장은 아예 휴가를 취소했다. 12일 청와대는 정 실장이 이번주 예정됐던 여름휴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오늘부터 18일까지 4박5일간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안보실은 지난주 후반부까지 정 실장의 휴가 일정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엄중한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안보실장의 휴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격 취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북·미 간 갈등 심화에 따른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 조정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실시하는 방어 목적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연례적 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고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정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합리적인 규모로 조정하는 방안이 외교 안보 부처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또 북한의 SLBM 발사시험 준비징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보 사안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 군이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잠수함 활동을 비롯한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