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마이크 폼페오 국장이 북한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북한의 핵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만한 어떤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북한과의 전쟁이 10년 전보다는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 가까워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폭스뉴스와 ABC 방송에 나란히 출연해 '전쟁임박설'을 부인했다.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폼페오 국장은 "일각에서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직전 단계까지 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우리가 그런 상황에 놓였음을 말해주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콜로라도주에 핵미사일이 날아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오 국장은 또 "북한이 미사일 개발 노력을 계속할 게 분명하다"면서 "북한이 추가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대북 압박 강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절대 '미친 사람'이 아니라 이성적인 사람"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외교적 압력을 지속하면 그가 주변의 반대에 반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맥매스터 보좌관은 ABC '디스 위크'에 출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동맹국들이 북한의 불량한 정권에 위협받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엄청난 군사력과 상당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게 되는 경우"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 DNI) 국장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만, 그것이 협상 카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핵 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상적으로는 비핵화된 북한이 좋겠지만 그건 성공 가능성이 없는 일(a nonstarter)이다. 핵은 북한의 생존티켓이어서 나는 북한이 결코 포기하지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 협상은 그것(핵)을 받아들이고 통제하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