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힌츠페터 부인, ‘택시운전사’ 관람 후 눈물

입력 2017-08-13 21:43
13일 영화 '택시운전사'를 동반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 쇼박스 제공

5·18 민주화운동을 세상에 알린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가 한국에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13일 서울 용산구 소재의 영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장훈 감독, 배우 송강호 유해진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영화가 끝난 뒤 브람슈테트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은 함께 눈물을 훔쳤고, 서로 따뜻한 악수를 나누며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던 당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모두 해직 당하거나 처벌을 받아야 했다”며 “남편인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남편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곤 했다”며 “대한민국 광주가 인생에 있어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커다란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 또한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이런 것이 영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브람슈테트 여사는 송강호 유해진 및 장훈 감독, 제작사 더 램프㈜와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 자리에서 브람슈테트 여사는 송강호에게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섬세해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있었다. 몰입이 잘 될 수밖에 없었고, 왜 최고의 배우인지 알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유해진에게는 “영화보다 실물이 더 잘생기셨다”고 환담을 건넸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또 “영화적 완성도 뿐만 아니라 실화들도 잘 녹아있는 영화였다”고 장훈 감독과 제작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송강호는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뵙기를 바란다”고, 유해진은 “먼 길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일정 즐겁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나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