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민주 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공공임대주택 ‘나라사랑채'를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독립문로8길 30에 위치한 나라사랑채는 지상 5층 건물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이 주택을 매입했으며 서대문구가 입주자 모집과 선정, 향후 관리, 공동체 유지 업무 등을 맡는다.
전용면적 29~49㎡ 14가구로 구성된 이곳에는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5·18민주화유공자 가족이 입주한다.
독립운동가 김동만 선생의 손자 김성생(77)씨도 입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김씨는 중국에서 생활하다 1990년 귀국했고 97년에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동안 뚜렷한 직업 없이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근근히 생계를 꾸려왔고 인천의 딸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김씨는 지병인 고혈압으로 13년간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건강이 좋지 않아 현재는 일용직 일을 그만 두고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아내는 뇌졸중으로 입원했고 두 자녀가 있지만 아들은 디스크에 걸려 일을 못하고 있고 딸도 형편이 좋지 않다.
김동만 선생은 독립운동가 일송 김동삼(1878~1937) 선생의 친동생으로 1911년 중국으로 건너가 남만주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며 삼광학교 교장을 지냈다. 선생은 1920년 일본 군경의 간도 토벌 당시 피살돼 순국했으며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서대문구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독립·민주 유공자들을 돌보고 예우하기 위해 ‘나라사랑채’ 공급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독립·국가유공자나 그 유족 중 1850가구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했을 정도로 생활 형편이 열악하다. 또 2015년 광복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월 소득 100만원이 안 되는 비율이 독립유공자 23%, 독립유공자 자녀 세대 25.3%, 손자 세대 37.8%로 나타났다.
구는 14일 오전 10시 독립문로8길 30 나라사랑채에서 김성생씨 등 입주자 14명과 민주유공단체 회원, 이웃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주식을 열 예정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공자 후손들에 대해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