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北위협, 괌 주민에 ‘비상행동수칙’ 배포… “섬광 보지 말라”

입력 2017-08-12 13:43

북한이 미국령 괌 인근 해역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괌 주민들에게 ‘비상행동수칙’ 전단이 배포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괌 국토안보부가 주민들에게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2쪽짜리 전단을 전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단에는 ‘임박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제목이 붙었다.

이 문서에는 핵미사일 공격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실려 있다. 안전한 대피소를 찾는 방법과 방사성 물질이 묻은 옷이나 피부, 머리카락을 씻어내는 방법 등이 담겼다.

안전한 대피 장소로는 벽돌 또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권했다. 이어 “비상시 최소 24시간 이상은 대피소에 머물고, 실내 대피장소를 찾지 못한 경우 즉시 엎드려 머리를 감싸 쥐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의류는 비닐백에 넣어 버리고, 피부를 눈과 코는 물과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는 권고사항도 실렸다.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제품을 가려 쓸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머리를 감을 때 샴푸를 쓰는 것은 안전하지만, 컨디셔너를 쓸 경우 독성 물질이 엉겨 붙을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서에는 핵폭발시 경고 사항도 명기됐다. “폭발이 먼 곳에서 일어났더라도 폭발 파장(blast wave)이 전해지는 데는 채 30초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섬광이나 불덩이를 똑바로 쳐다보지 마라.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 등등의 내용이었다.

실제로 이 전단이 얼마나 많은 주민에게 배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괌 주민은 약 16만명, 앤더스 공군기지와 해군기지에는 약 7000명 정도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