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됐던 환경부와 국방부 합동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기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12일 실시된 가운데 경북 성주·김천 주민과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 사령관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주민들과 사드반대 6개 단체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에서 밴달 사령관을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사드 배치 절차에 들러리 세우는 미군의 일방적 사과는 의미 없다"며 "미군과 국방부는 사드 가동중단, 공사중단, 사드 철거를 선행하라"라고 밝혔다.
또 "불법적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합법화하고 사드 공사와 연료공급을 강행하려는 시점에 미군 당국자가 직접 소성리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겠다는 저의는 너무도 분명하다"며 "우리는 사드 배치 강행의 명분 쌓기에 불과한 기만적인 미군의 사과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밴달 사령관은 당초 이날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지난 4월 26일 사드배치 때 한 미군 병사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으면서 웃는 모습을 보여 주민들을 분노하게 한점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민들 반대에 이날 기지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병사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정부의 조사단이 헬기를 통해 사드 기지 내로 진입함에 따라 사드배치 반대 단체 등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천 혁신도시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전자파 측정도 주민 반발을 우려해 취소했다.
성주=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