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세월호분향소 숨진 장례지도사, 임금체불 '갈등' 있었다

입력 2017-08-12 11:35
경기도 안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장례 의전업체 A사의 직원이 하루 전 동료 직원들과 임금체불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는 숨진 A사 직원 B씨(50·장례지도사)가 지난 10일 회사에서 월급이 지급되지 않아 동료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일부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A사 의전총괄본부장을 맡은 B씨는 11일 오전 일부 동료들에게 "관리자로서 능력이 부족하다. 죽음으로 사죄하겠다"고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사가 직원들(10여명)에게 월급을 주지 않은 사실이 있는 지와 B씨가 임금체불 때문에 동료 직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 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사의 월급날이 10일인데 돈이 지급되지 않아 일부 직원이 B씨에게 따졌다는 진술이 있어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통상 3개월이 지나 의전사업이 마무리된 뒤 비용을 지급하는데, 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업무 개시 30일 뒤부터 기성금(사업 중간에 주는 대금)을 청구하면 지급해준다"고 말했다.

숨진 B씨는 지난 10일 이메일을 통해 시에 기성금 신청을 문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11일 시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편 B씨는 지난 11일 오후 9시20분쯤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안 제단 뒤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옷에서 발견된 종이에는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 미치도록 스트레스 받는다. 죽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동료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