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휴가 후 척추관절 보호법은?

입력 2017-08-11 09:32

박성춘
세란병원 신경외과 척추센터장


산으로 들로, 혹은 바다로 찾아가 휴가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레포츠를 즐기는가 하면 땀을 뻘뻘 흘리며 이열치열 야간등산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어느 경우든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다. 부상방지다. 자칫 주의를 소홀히 하거나 무리를 할 경우 부상 위험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보호해야 할 부위는 척추관절이다. 등산이든, 수상레포츠든 과도한 활동은 척추와 관절에 무리를 주기 쉬워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장거리 이동 시 허리 통증 조심

먼저 휴가철 허리통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흔한 원인은 바캉스 인구 증가로 교통정체가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차량이 밀리는 가운데 한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다보니 허리에 피로가 쌓이고, 이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기 쉬운 처지가 된다. 

피로는 바로 바로 푸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허리에 쌓인 피로를 제때 풀어주지 않고, 놔두면 지속적으로 척추관절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 주변 근육이 딱딱하게 경직될 수 있고, 유연성도 잃게 되면서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게다가 허리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면서도 모처럼의 휴가 기분을 망치지 않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거나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의 수상스포츠를 이용하게 되면 척추관절과 주변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은 한층 가중되기 마련.

가까운 워터파크에서 여름을 즐기는 실속파라면 낙상에 의한 관절 부상 조심

장거리로 떠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경우 서울 근교의 워터파크 등을 피서지로 선택하는 실속파들도 있다. 이렇듯  워터파크를 방문했을 때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잠깐의 방심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워터파크의 경우 물기로 인해 바닥이 미끄러운 곳이 많아 관절 부위를 다치기 쉽다. 특히,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거나 충격으로 인해 인대가 손상되기 쉽고, 증상이 심한 경우 발목 연골 손상으로 인한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워터슬라이드나 인공서핑 등의 놀이기구를 즐기는 과정에서 물과의 마찰 혹은 다른 이용객간의 충돌로 인해 타박상이나 골절 등의 부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워터파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용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장시간 찬물에 들어가 있으면 근육이 경직될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맨발 보다는 마찰력이 있는 슬리퍼 등을 신는 것도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집안서 쉬는 홈캉스족도 척추관절 조심

어딜가든 사람과의 부침이 많은 휴가철. 외출 하기보다는 집안에서 쉬길 원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집 떠나면 되레 개고생하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을 가리켜 홈캉스족이라 한다. ‘집’과 ‘바캉스’를 합성한 말이다.

홈캉스족이라고 척추관절이 안전할까? 꼭 그렇지만도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홈캉스족은 평소 자신의 취미나 집에서 할수 있는 여가생활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어떤 취미 생활을 즐기느냐에 따라서 자칫 척추관절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장시간의 마우스 클릭으로 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프라모델이나 레고 조립과 같은 취미를 갖고 있다면 허리를 구부린 상태로 장시간 작업을 함에 따라 급성요통이나 관절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삐딱하게 눕거나 앉은 자세로 미드나 일드에 빠진 사람들이라면 허리 통증 뿐만이 아니라 자세에 따라 거북목 증후군이 유발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집안에서 게임이나 TV시청, 프라모델 조립 등을 할 때에도 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지 말고 자세를 자주 바꿔주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뭉치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컴퓨터 모니터나 핸드폰은 거북목증후군 예방을 위해 가급적 자신의 눈 높이에 맞춰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휴가 중 발생한 척추관절 부위 통증을 일시적인 증상일 뿐이라고 절대 소홀히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허리 통증을 발병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휴가 중 또는 휴가 후 허리가 아플 경우 일단 병원을 방문, 정확한 원인을 가리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