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 통, 그리 어렵나”…입사 불합격, 60% 통보 안해

입력 2017-08-10 16:05

취업준비생 C(26·여)씨는 입사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떨어지면 상심이 클까봐 기대하는 마음을 애써 꾹꾹 눌렀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회사는 결과 발표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공지하지 않았다.

면접 후 혹시 연락이 올까봐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손에 끼고 다닌 C씨는 뒤늦게 온라인 취준생 카페에서 이미 합격 발표가 났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C씨는 “떨어뜨릴 때 떨어뜨리더라도 불합격 여부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나는 휴대전화를 종일 손에 붙들고 계속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은 이미 합격 소식을 듣고 행복해 하는 것을 볼 때의 그 기분은 정말 비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얼마 들지도 않는데 문자 한 통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렵냐”고 덧붙였다.

10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6명은 채용 과정에서 탈락자에게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가 인사담당자 5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8.9%는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불합격 통보 방법(복수응답)은 문자메시지가 71.1%로 가장 많았다. 담당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알려주거나 이메일로 통보하는 경우는 각각 22%였다. 홈페이지를 통한 합격 여부 조회·공지(17.4%), ARS(자동응답시스템) 전화 안내 (2.3%), 채용사이트 통보 서비스 이용(1.8%) 등이 뒤를 이었다.

불합격 사유를 함께 알려주는 곳은 14.6%에 그쳤다.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전체 응답자 중 탈락 사유를 알려주는 곳은 6%에 불과했다. 불합격 통보를 할 경우 53.2%는 ‘회사와 맞지 않았을 뿐이라는 의례적인 이유를 단다’고 답했고, 32.1%는 아예 ‘탈락 사유에 대한 언급 없이 불합격 사실만 고지한다’고 했다.

탈락 사유 안내를 꺼리는 이유는 ‘당락을 가르는 것은 사소한 차이인데 그걸 곧이 곧대로 알려주기는 어렵다’는 게 48%로 가장 높았다. ‘회사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는 등 대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까봐’(15.0%) ‘알려진 불합격 사유를 족보나 취업준비 가이드라인 등으로 악용할까봐’(11.5%) ‘굳이 말해줘야 할 의무나 이유가 없어서’(8.0%) ‘일종의 카더라 통신이 될 우려가 있어서’(7.0%) 등의 의견도 있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