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독교계 측근 인사로 알려진 로버트 제프리스 목사가 “신(神)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을 끌어내릴 권한을 주셨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대형교회 담임인 로버트 제프리스 목사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1월 20일 트럼프 취임식 예배 설교를 했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제프리스 목사는 성경 구절을 들어 북한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악인들을 다루는 방법에 관해 성경 로마서에 매우 분명히 나와 있다”며 “신은 악을 멈추게 하기 위해 통치자에게 전쟁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경우 “신이 트럼프에게 김정은을 제거할 권한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 목사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이어갈 경우 그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은 관용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그는 “많은 평화주의 신자들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로마서 12장 구절을 인용할 테지만 이는 정부가 아닌 기독교 신자들을 향한 구절”이라고 주장했다.
침례교단의 대형 교회를 이끌고 있는 제프리스 목사는 다른 종교에 대한 비관용적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려왔다. 제프리스 목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적 그리스도로 가는 길을 닦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2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몰몬교를 사이비 종파라고 불러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 대한 그의 발언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