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괌 포위사격' 대응할 요격수단… 美 '사드'와 日 'SM3'

입력 2017-08-10 13:04
일본 방위성이 올 초 공개한 신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2A' 발사 시험 장면. 뉴시스

북한이 10일 대북 위협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이 직접 나섰다. 전략군은 중장거리 탄도로켓을 관할하며 '화성 12형'의 실전배치와 운용을 맡고 있다. 김락겸의 등장은 위협에 '무게'를 더하기 위한 포석이다. 

북한이 호언대로 '괌 포위사격'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선택지는 매우 좁아진다. 사실상 선전포고로 볼 수 있어 대응 공격에 나서며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할 판단이 있다. 괌을 향해 날아오는 북한의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일본, 이지스함 'SM-3' 동원 가능성

김락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가 발사할 화성-12형 4발은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 수역에 탄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개수, 비행 경로, 탄착 지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의 주장 대로 이뤄진다면 괌에서 불과 30㎞ 떨어진 바다에 북한 미사일 4발이 떨어지게 된다. 그것도 일본 영공을 가로질러 날아온다. 미사일 발사의 전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을 때 그렇게 되는 것이다. 약간의 오류에도 이 미사일은 의도와 달리 '위협용'이 아닌 '실전용'이 돼버릴 수 있다. 

한국 미국 일본이 이런 상황을 그냥 지켜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미사일이 실제 발사되고 괌 근해에 떨어질 때까지 뭐든 해야 한다. 한국은 감시자산을 통해 미사일 발사와 궤적을 파악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실질적인 탄도미사일 타격자산은 갖고 있는 게 없고, 우리 영토에 떨어지는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미사일과 사드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하지만 그 효력은 미지수인 상태다.

일본은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미사일을 사용해 요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SM-3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무기 중 하나다. 최고 500㎞ 고도에서 탄도미사일 요격할 수 있다. 사거리도 1000㎞나 된다. 현재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이 세종대왕함에는 SM-2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사거리가 240㎞ 정도여서 전투기와 중거리 미사일은 요격할 수 있지만, 대기권 밖으로 치솟아 오른 뒤 목표물을 찾아가는 탄도미사일 요격은 불가능하다. 해군은 차기 이지스함에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이 갖추고 있는 SM-3를 탑재해야 한다고 늘 주장해 왔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지나는 걸 묵인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북한 미사일이 배타적경제수역에만 떨어져도 NSC를 소집하고 강력한 비판에 나서곤 했다.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할 거라고 북한이 '예고'까지 한 터에 이를 지켜볼 순 없는 노릇이다. 일본이 요격 대응에 나선다면 유력한 수단은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 미국 "IRBM, 사드로 요격 가능"

미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괌에 2013년 4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1개 포대를 긴급배치했다. 북한이 당시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괌을 무수단미사일로 핵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면서다. 지난해 8월 미군이 국내 언론에 포대를 공개했을 때 요격미사일 발사대는 3기였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달 11일과 30일 사드로 IRBM급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화성-12형과 같은 북한의 IRBM을 격추하는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MDA는 15차례의 사드 요격 시험에 모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드는 요격 고도 40~150㎞에 작전 반경 200㎞다. 사드 요격미사일의 최대 속도는 마하 8.24(초속 2.8㎞). 화성-12형의 최대 속도가 마하 15~16으로 사드 요격미사일보다 더 빠르다. 이 때문에 사드로 화성-12형을 격추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미군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한의 IRBM을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