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 개편안] 절대평가 전환… 현 중3부터 공부량 두 배나 는다

입력 2017-08-10 10:31 수정 2017-08-10 10:45
시험과목 7개서 8개로… 공부해야 할 과목수 최대 14개
절대평가 전환 31일 확정 발표… 학습부담 오히려 가중
수학 종전처럼 따로 치러… 문·이과 통합 무늬만 남아

수능 100일을 앞둔 지난 8일 울산시 남구 학성고등학교 3년학생들이 폭염보다 뜨거운 수능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시험 과목이 현행 7개에서 8개로 늘어난다. 시험 보는 과목 수는 하나 늘어나지만 공부해야 할 과목 수는 최대 14개로 두 배 증가한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더라도 백화점식으로 과목을 나열했기 때문에 학습 부담은 오히려 가중될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과 학생 참여형 토론식 수업으로 ‘교실 혁명’을 이끌겠다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도 수능 개편안 때문에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10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2015년 만들어져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능 개편안을 준비해왔다. 절대평가 전환을 전혀 검토하지 않다가 문 대통령 당선 뒤 3개월만에 절대평가 전환을 포함해 수능 개편안을 급조했다. 내년 고교에 진학하는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새 수능 제도의 첫 적용 대상이다.

교육부는 새 수능 시험 과목으로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7개를 제시했다.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1개 시험 과목으로 묶었지만 별개 과목이어서 시험 과목은 실질적으로 8개다.

절대평가 전환은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상대·절대평가 혼용이다.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이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현재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에서 두 과목만 추가하게 된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새로 만든 과목이고 제2외국어/한문은 비중이 적어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2안은 국어 수학 탐구를 포함해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31일 확정 발표한다. 출제범위 문항 수 배점 등은 내년 2월 발표키로 했다.



공부할 과목이 배로 늘었다. 현재 수능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2개 과목 선택) 제2외국어/한문 등 최대 7개였다. 여기에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추가됐다. 통합사회는 역사 윤리 일반사회 지리가, 통합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융합됐으며 문·이과 구분 없이 시험을 치른다. 따라서 수능을 보려면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역사 윤리 일반사회 지리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14개 과목을 준비해야 한다.


문·이과 통합은 무늬만 남았다. 문·이과를 구분하는 핵심 과목인 수학이 종전처럼 문과용 이과용(가/나형)으로 따로 치러진다. 교육부는 당초 새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려 문·이과 통합 수학을 검토했지만 학계 반발 등을 우려해 철회했다. 또한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를 없애지 않았다. 새 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을 지향하는데 수능 제도는 문·이과를 구분하는 과거 방식을 유지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소장은 “문·이과 통합의 긍정적인 취지는 살리지 못하면서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부담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도경 신재희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