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놀게 하라... 동작구 '놀이상자' 보급

입력 2017-08-09 18:12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사당4동 새싹놀이터에 놀이상자가 등장했다. 나무로 바깥을 두른 철제 프레임 속에 샛노란 플라스틱 상자 2개가 넣었다. 상자를 열어보면 공, 분필, 줄, 원반, 공깃돌, 도미노 등 놀이기구 8가지가 들었다. 분필을 꺼내 바닥에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긴 줄로 줄넘기를 해도 된다.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놀이도 가능하다.

이 놀이상자는 동작구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놀이터디자이너, 놀이활동가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1년여간 고민해서 만든 것이다. 동작구는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나 공원에 시소, 미끄럼틀 등 천편일률적인 놀이기구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 놀이상자를 보급하기로 했다.

동작구는 새싹놀이터를 시작으로 장승배기로16길 송학대공원, 노량진26길 본동어린이공원, 사당로23길 삼일공원 등 4곳에 ‘맘껏 놀이상자’를 설치한다고 9일 밝혔다.

놀이상자는 유니세프가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홍관표 동작구 생활체육과장은 “놀권리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 아이들은 거의 재난 수준에 있다”며 “놀이상자가 동작구 어린이들에게 맘껏 놀 권리를 돌려주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놀이상자 관리는 아이들과 구청이 공동으로 한다. 구청 담당자는 설치 장소를 수시로 방문해 분실 및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보충한다. 구에서 양성한 놀이활동가들이 배치돼 아이들에게 놀이법을 알려주고, 아동들 스스로 놀이상자를 청소하고 정리하도록 지도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