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기관 내각관방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라고 명시된 포스터를 제작해 일본 규슈 지역을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 내부에 게시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네티즌의 제보로 처음 알게 됐다"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5월부터 7월말까지 두 달간 열차 내부에 이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다"고 9일 전했다.
규슈 지역 신칸센 츠바메 열차 내부에 붙어 있었던 이 포스터는 작년 도쿄 지하철역에 부착돼 큰 논란이 됐던 포스터와 비슷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이번 포스터는 더 다양한 색깔로 제작됐고 구체적인 설명도 추가됐다.
'알고 있나요'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독도, 북방 영토(러시아 남쿠릴 열도), 센카쿠 열도(중국 댜오위다오)가 표시돼 있다. "이 섬들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혀 있고 포스터 오른쪽 상단에는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이라는 제작 주체가 명시돼 있다.
특히 독도에 대해서는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것은 역사적,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다. 한국은 이 섬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평화 국가의 길을 걸어온 일본은 영토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서경덕 교수는 "일본인이 많이 이용하는 열차 내부에 포스터를 부착한 것도 문제지만, 내각관방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내각관방 웹사이트 좌측 하단을 클릭하면 포스터 원본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21만여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내각관방 트위터 계정은 4월 이 포스터를 "5월 초부터 7월 말까지 두 달간 규슈 신칸센 800계형 츠바메 열차 내부에 부착한다"고 공지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서 교수는 "이 많은 팔로어들이 SNS로 이런 잘못된 포스터 파일을 퍼다 나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 포스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이벤트도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었다.
서 교수는 "내각관방이 제작한 포스터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지적하는 '일본어 모바일 파일'을 제작해 SNS를 통해 일본인들에게도 독도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