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 달걀' 유통 파문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벨기에산 달걀이 함유된 수입 과자류가 국내 할인매장 코스트코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벨기에산 달걀이 국내에 수입되거나 유통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럽산 달걀과 난가공류는 지난해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수입이 통제돼 반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 파문 이후 달걀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수입 금지 지역에서 제외됐지만 실제 수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벨기에산 달걀이 함유된 '가공식품'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달걀 및 난백, 난황, 달걀분말 등으로 만드는 달걀 가공품은 와플, 쿠키, 케이크,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초콜릿 등 다양하다.
코스트코에서 판매되는 '파피스 벨기에 코코넛 마카룬 쿠키' '커클랜드 벨기에 초콜릿 쿠키' '에이비에타사 냉동 와플' 등에 달걀이 재료로 쓰이고 있다. 또 편의점에서 커피 디저트로 판매되고 있는 벨기에 유명 제과 로터스 와플에도 달걀이 사용된다.
벨기에 정부는 지난달 19일 자국산 계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밝히며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영국에서도 이 달걀이 유통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맹독성 물질이다. 이 성분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 갑상샘,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