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하나 더…” 文대통령, 군 수뇌부에 ‘갑질’ 경고

입력 2017-08-09 12:17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군 최고위 장성 6명의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았다. 박종진 제1야전군사령관,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김운용 제3야전군사령관에게 수치를 수여했다.

배우자들도 신고식에 초청됐다. 이후 인왕실에서 환담을 나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이 배석했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진급과 보직을 축하하며 덕담을 건넨 문 대통령은 다섯 가지를 언급했다. 국방개혁, 대북 대응태세, 자주국방, 방산비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라면서 박찬주 육군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사건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군 장병 인권침해가 주로 선임병들에 의해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군 최고위급 장성과 가족에 의해서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관행적 문화의 일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 우리 사회가 그런 일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다들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다들 진급도 축하드리고, 보직도 축하드립니다.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아주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신망도 도덕성도 잘 갖추신 덕분에 최고의 반열에 오른 것 같습니다. 축하드리고요. 아마 부인들께서도 아이들 전학시키랴 정말 고생 많으셨을 텐데, 축하 말씀 드립니다. 다들 군 가족들이시더군요. 우리 육참 총장은 부인께서는 간호장교 출신인 데다 이번에 따님도 육사에 1차 합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공참 총장도 아드님이 공군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죠? (공참 총장 : 작은 아들이 공군 조종사고, 첫째는 육사를 나와 대위로 분대장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게 다들 온 집안이 함께 정말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방에 헌신하는 그런 분들이라고 제가 믿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역시 국방개혁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강도 높은. 그냥 국방을 조금 개선한다거나 조금 발전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시 당면과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에 대해서 군사 대응 태세를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주시기를 바라고요. 또 하나는 역시 자주국방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방산비리. 이제는 방산비리라는 말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군 장병들의 인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해주셔야겠습니다. 이번에 불거진 사건을 보면, 과거에는 거의 관행적으로 돼오다시피 한 일인데.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마음가짐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동안은 군 장병 인권침해가 주로 선임병들에게서 있었던 일인데 이번에는 군 최고위급 장성과 가족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관행적 문화에 대해 일신이 있어야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새로운 군 수뇌부 진용을 갖췄으니, 저로서는 아주 든든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