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요" vs "추워요" 폭염에 더 뜨거운 지하철 '온도전쟁'

입력 2017-08-08 16:06

지하철 '온도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수도권 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냉방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승객은 '춥다'고, 다른 승객은 '덥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통에 서울교통공사는 한 쪽 편만 들 수 없는 골머리를 앓는다.

한 기관사는 "하루에 수십번씩 민원을 받는다. 에어컨을 틀어 달라거나 너무 춥다고 비상벨을 누르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5월과 9월 사이 접수된 지하철 냉방 관련 민원은 하루 평균 1500건에 달했다.


냉방기 가동 시 전동차 내부 온도를 측정한 결과 좌석 위치에 따라 온도 차이가 2~4℃ 정도 차이가 났다.  냉기의 흐름에 따라 온도가 가장 낮은 곳은 객실 양쪽 끝 교통약자 배려석 주변이다. 이곳은 공기의 흐름이 없고 천장에 설치된 냉방기로부터 유입되는 냉기만 있어 평균 온도가 23℃ 이하로 측정됐다. 반면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객실 중앙부다. 객실 공기가 모여 냉방 장치로 들어가는 위치여서 평균 온도가 26℃ 이상으로 나타났다. 객실 중앙부와 교통약자 배려석 사이의 온도는 24~25℃ 정도로 중간 수준이다.

승객이 승하차 할 경우 최대 6℃까지 벌어졌다. 전동차 객실 냉방기의 온도 조절은 천장에 설치된 '마이크로 스위치'에 의해 가동된다. 승객의 대규모 승하차 등에 따라 객실 온도가 변하는데 이때 스위치가 설정온도를 즉각적으로 조절해 적정온도를 유지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른 만큼 모두 만족시키긴 쉽지 않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어 승객분들의 협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민형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