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까고, 표적증세 비판하라”…MBC 기자들, ‘청부 제작’ 지시 폭로

입력 2017-08-08 14:06 수정 2017-08-08 14:07


MBC 보도국 간부들이 경제부 기자들에게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청부 제작’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경제부 기자들은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탈원전부터 증세, 최저임금까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이슈에 대한 일방통행식 기사 요구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불순한 의도가 덧칠된 제작 주문이 거의 매일 내리꽂혔다”고 폭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보도국 간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증세 등 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이슈들을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문화일보 1면대로 제작하라”며 특정 언론의 논조를 따르라는 요구도 있었다.

기자들은 “‘청부제작’ 지시의 근거는 하나같이 보수 언론과 경제지의 조간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며 “특정 신문 몇 면의 기사를 그대로 주문하거나 글쓴이의 주의·주장이 뼈대인 칼럼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탈원전에 대해 보도국 수뇌부는 어김없이 ‘까는 기사’만을 요구한다”며 “특정 세력 혹은 개인의 설익은 선입견을 전파에 태우는 건 심각한 방송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균형을 잃은 주장을 기사에 투영하려는 집단은 편집권을 손에 쥘 자격이 없다”며 “‘청부 제작’ 지시가 난무하는 현 보도국도 회생 불가능한 심정지 상태”라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