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로 3년만에 2천억 번 조폭… 은신처에 5만원권 '수북'

입력 2017-08-08 13:45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최근까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4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12개를 운영한 A(37)씨 등 17명을 검거해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현장에서 압수한 현금. 뉴시스

박모(37)씨는 전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 '관광OB파' 출신이다. 폭력 등 17건의 전과 기록이 있다. 같은 조직 출신이거나 지연 관계가 있는 21명과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 사무실을 두고 개설한 이 사이트는 회원을 5만여명이나 끌어들였다. 회원들이 이 사이트에서 도박에 사용한 돈은 4조1000억원이나 된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박씨를 비롯한 도박조직원 15명을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이 검거 과정에서 찾아낸 이들의 은신처는 서울 강남에 있었다. 이들은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머물며 초호화판 생활을 했다. 경찰이 압수한 금고에는 언제나 꺼내 쓸 수 있게 5만원권 다발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에 불법 도박 사이트 12개를 개설해 회원 5만여명으로부터 4조1000억원을 입금받았다. 2014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 청도와 베트남 등에 사무실을 두고 12개 사이트를 운영했다. 회원들에게 1인당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배팅하게 했다. '스포츠 도박' '사다리' '달팽이' 등의 인터넷 도박 게임이 동원됐고, 유령 회사법인을 만들어 대포통장 472개를 개설해 사용했다.

불과 3년 만에 이들이 거둔 수익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롤스로이스와 벤츠 등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술집에서 수백만원씩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은신처 금고 등에 5만원권 다발을 쌓아 두고 있었고, 경찰이 압수한 현금만 14억원이 넘었다. 경찰은 국세청과 공조해 이들이 그동안 빼돌린 범죄수익금을 추적하고 있다.

공범들 중에는 SNS 및 구인 사이트를 통해 '고수익 알바'라는 광고에 속아 해외로 출국해 매달 3백만~5백만 원을 받으며 범죄에 가담한 이들도 포함됐다. 박씨 등은 검거됐을 때 거짓 진술을 하도록 공범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최근까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4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12개를 운영한 A(37)씨 등 17명을 검거해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현장에서 압수한 14억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 뉴시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