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 열리는 그의 추모행사에 군비가 지원돼 지역 시민단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옥천군 애향회는 오는 15일 옥천여성회관 광장에서 예년과 다름없이 육 여사 43주기 추모식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애향회는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따른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친박(친 박근혜) 단체 회원 등은 따로 초청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이 행사의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수는 지난해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 행사는 옥천군에서 253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예산은 행사장에 그늘막 등을 설치하고, 헌화용 꽃과 음식, 추모 공연 등을 준비하는데 쓰여진다.
옥천군은 지난해까지 이 행사와 함께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춘 탄신제 개최 예산도 지원했는데 ‘박근혜정권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이 탄신제 행사 개최 반대를 외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결국 군의회는 육영수 여사 탄신제 행사비 보조금 700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추모제는 군비를 지원키로 했다.
'박 전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공동대표를 역임한 오대성(49) 옥천군 노동조합협의회장은 “육 여사를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행사에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당한 혈세 지원이 계속된다면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옥천읍 교동리에 있는 생가는 낡아 허물어진 것을 2011년 옥천군이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육영수 추모제에 군비 지원 논란
입력 2017-08-08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