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해서 대학생 만졌다'는 고위 공무원 기막힌 해명

입력 2017-08-08 09:15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현지에서 임시 고용한 대학생을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된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감사 과정에서 "대견해서 그랬다"는 식의 해명을 했다고 한국일보가 8일 보도했다.

한국일보가 이날 보도한 외교부의 전 주러시아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으로 근무하던 박모(53)씨의 진술서에는 이런 기막힌 진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박씨는 피해자 A(당시 20)씨 손을 잡고 볼에 키스하거나 껴안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했지만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댔다.

2015년 7월 공관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A씨 손을 수 차례 잡고 자신의 허벅지에 갖다 댄 것에 대해서는 "(러시아인 A씨가) 한국어도 능통하고 말하는 태도 등이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신통하게 느껴진 점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또 A씨를 껴안고 키스한 것은 "수고가 많았고 대견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도와달라는 뜻을 담았다. 러시아 현지 관행상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스처 수준"이라고 했다고 한다. A씨는 “박씨가 제 손을 잡아당겨 벤치에 앉히고 껴안으면서 강제로 키스했다”고 피해진술했다.

A씨를 술집에 데려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고 가슴 부위를 만진 것에 대한 해명은 이러했다.

“그간 피해자가 수고했고, 고맙고, 신통한 구석이 많은 대견한 사람이라는 감정에서 껴안고, 인사치레를 대신한 키스 등은 있었지만 욕심에 앞선 강제적 행동은 아니었다.” 

한국일보는 "박씨가 '현지 관행에 따라 포옹도 볼 키스도 하고, 술도 마시고 춤도 함께 추고 한 행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주위로부터 부적절하다기보다 현지 정서에 잘 융화하고 있는 처사라는 평을 받았다'라며 자신의 모든 행위를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