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괴물’의 본격적인 귀환이 시작됐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부상 복귀 이후 전성기에 가장 근접한 투구를 펼치며 미국 현지 언론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팀의 8대 0 완승을 주도한 류현진은 지난 6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5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4승(6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이 200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한 경기에서 1안타만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7이닝 무실점)에 이어 류현진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 전이었던 2014년 4월(18이닝 무실점) 이후 가장 많은 15이닝 무실점에도 성공했다.
후반기 들어 류현진은 전성기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후반기 세 차례 등판해 총 2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전반기에는 구속 저하와 제구력 난조로 피홈런(15개)이 문제가 됐지만, 후반기에는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5점대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3.53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이 경기를 지배했다” “류현진의 공이 날카로워졌다. 눈부신 투구였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다저스의 메츠전 스윕을 이끌었다”며 류현진을 칭찬했다.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상대타자들을 제압했다. 스트라이크존 상하좌우 구석구석을 찌르는 피칭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날 96개의 공 중에서 66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었다. 류현진은 패스트볼(33개) 외에도 커터(22개), 커브(20개), 체인지업(17개), 슬라이더(4개) 등 여러 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노련한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류현진은 4회 이후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삼진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5회부터는 땅볼과 뜬공 등으로 상대 타자들을 맞춰 잡는 투구로 경기 후반 찾아온 위기를 지혜롭게 넘겼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