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박근혜 지지자들에 물세례 봉변

입력 2017-08-07 15:14 수정 2017-08-07 15:44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65)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욕설과 함께 물세례를 받았다. 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박 특검이 법원 로비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박 특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리는 이 부회장 등 5명의 결심공판에 앞선 오후 1시48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법원 청사 앞에 도착했다. 그가 승용차에서 내리자 주변의 긴장감은 고조됐다. 법원 청사 2층 로비에는 마침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보이는 수십여명이 “박 전 대통령 대신 나를 대신 잡아가라”며 고함을 치며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49회 공판기일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렸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인력 100여명을 배치해 길을 만들었고 법원은 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 출석중 기자들에게 둘러쌓여있다. 뉴시스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이 부회장 재판에 세 번째 나온 박 특검은 ‘특별히 출석하게 된 배경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구형을 해서 의견을 얘기하고자 한다”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박 특검이 법정 로비에 들어서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었고, 박 특검 이름을 크게 소리 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 박 특검은 경찰들에 에워싸여 법정으로 향했다. 지지자들은 경찰 호위를 받으며 걸어가는 박 특검을 향해 물을 뿌리며 욕설을 쏟아냈다. 이들의 물세례로 박 특검 양복 오른쪽이 살짝 젖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판부에 이 부회장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낸 ‘반올림’ 회원들에게도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갖는 반올림 관계자들에게도 욕설을 내뱉어 경찰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