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좌편향·여혐' 논란…익명 직원, 다양성 정책에 반발

입력 2017-08-07 13:05

구글이 ‘좌편향’ ‘여성혐오’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직원의 성별·인종 비율을 공개하는 등 다양성 확보를 강조하는 회사 방침에 한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 글에는 ‘구글이 좌편향됐다’ ‘남녀 임금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파이낸셜타임스와 CNBC방송 등 주요 외신은 6일(현지시간) 익명의 구글 직원이 "다양성을 명분으로 보수주의자와 남성을 역차별한다"며 회사를 비판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매체 ‘머더보드’에 처음 보도된 이 문서는 IT전문 블로그 ‘기즈모도’에 10쪽 분량의 전문이 게재됐다. 이 문서는 구글의 중견 엔지니어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구글의 이상적 생태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녀 차이를 성차별에 따른 것으로 가정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고위직 여성이 적은 건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의 체계적인 사고방식이 프로그래머가 되기에 유리한 반면 여성은 창의적 생각보다 감정적·미적인 것에 더 반응해 사회적·예술적 분야의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했다. 

글에는 “여성은 신경질적이며 스트레스를 못 참는다”는 등의 여성혐오 시각이 담긴 내용도 있었다. 구글이 보수주의자를 소외시키는 기업문화를 없애야 한다고도 썼다. 그는 “구글의 좌편향 문화가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침묵하게 만드는 단일 체계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곧 화제가 됐다. 일부 직원은 “숨지 말고 당당히 나와라” “다양성을 부정하는 경직된 주장은 아무 가치가 없다”고 비난했다. 구글의 다양성 담당 부사장 대니얼 브라운은 문서 공개 후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문서는) 젠더에 대한 옳지 않은 가정(incorrect assumption)을 담고 있다”며 “나와 이 회사가 인정하고 북돋우려는 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양성과 포용은 우리의 근본적인 가치이며 계속 키워가야 할 문화”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