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반도에서 전쟁 용인 못한다” 트럼프 직격

입력 2017-08-07 11:38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56분간의 통화에서 “북한 핵문제를 궁극적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등 대북 대화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묻자 한·미 공조와 함께 평화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힘의 우위에 기반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을 핵 폐기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공동 노력하는 한편,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거론하며 “전쟁을 하더라도 저쪽(한반도)에서 하고, 수천명이 죽더라도 저쪽에서 죽지, 이쪽(미국)에서 죽지 않는다”고 한 것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의원이 NBC방송 ‘투데이’에 출연해 소개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7월 17일 제안한 남북 적십자회담 및 남북 군사당국 회담은 인도적 조치이자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를 통한 긴장완화 조치”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 하에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새 대북 제재안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전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사상 유례없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매우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등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도 “중국 및 러시아와 협조하여 전례없이 강력한 결의 채택을 이루어낸 데 대해 평가하고, 이번 결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