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개혁 문제를 언급하며 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홍 대표는 "최근에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 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을 여론몰이로 내쫓고도 있다"고 말했다. '공관병 갑질' 의혹에 형사입건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국방부는 지난주 자체 조사를 벌여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을 상당부분 사실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군검찰은 박 대장을 형사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박 대장 부인이 군검찰에 소환됐다. 국방부는 박 대장 부인을 '필요할 경우' 민간 검찰에 수사의뢰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군 장성을 여론몰이로 내쫓는다"는 발언은 박 대장을 두둔하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홍 대표는 북핵 문제를 얘기하다 이 발언을 꺼냈다. 그는 "북핵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는 것은 미국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음을 뜻한다. 오늘 아침 뉴스 보니까 트럼프가 북핵에 대해 예방타격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 준비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비현실적인 베를린 선언이나 하고 대북전단 살포 방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선 전부터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할 거라고 말했다. 지금 코리아 패싱 문제가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또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 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 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을 여론몰이로 내쫓고도 있다. 복무기간 단축도 한다고 하고. 국민이 특히 주부들이 불안해 한다"고 덧붙였다.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 군 장성에 대한 '여론몰이'는 적절치 않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또 '좌파 단체의 고발 사건'은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지칭했다고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