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공립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 축소에 대해 서울교대생들이 집단 반발하자 같은 입장에 놓인 교대생들 사이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교대생 등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주장했던 임용 인원 증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서울교대의 시위로 여론이 등을 돌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교육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초등교육과 학생 700여명은 지난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 수급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2018학년도 임용시험 사전예고'에서 서울시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대폭 감축 되자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가 정한 내년도 서울시 초등 교사는 올해 795명보다 690명이 줄어든 105명이다. 이에 서울교대생 등은 서울 지역에서 최소한 550여명을 선발해야 한다며 "적어도 졸업생만큼의 선발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손에 든 팻말에는 '이전 정권 핑계말고 정책실패 인정하라' '교대? 백수 양성기관?' '엄마, 나 백수야' 등의 항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런데 시위가 끝난 후 교대생들의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전국교대생 대나무숲'에는 서울교대의 행동에 비판적인 의견들이 속속 늘었다. 시위의 초점이 '서울 지역 정원을 늘려달라'는 주장에 국한돼 있어 여론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내년도 초등 교사 임용 인원은 3321명이고, 전국 교육대학의 졸업생은 3800명이므로 경쟁률은 1.14대 1이다. 서울교대 시위 관련 기사에는 "지방은 매년 미달인데 서울에 있고 싶어서 떼를 쓴다"거나 "일반 기업 취업 경쟁률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댓글이 가득 달렸다. 이번 시위가 장기적인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닌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이다.
한 네티즌은 전국교대생 대나무숲을 통해 "'엄마 미안, 나 백수야'가 말이나 되는 시위 피켓인가. 지금 대한민국에 우리 또래 청년 백수가 얼마나 많은데 국민들이 보기에 어땠을 것 같느냐"며 "어제 한 시위의 방법과 방향은 분명히 잘못됐고 서울교대만 살려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하루 아침에 교대생과 초등교사에 대한 인식과 여론을 최악으로 만들어냈다"며 서울교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시위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교사 수급 정책 마련을 위한 정책마련을 요구하는 데 치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고려하는 1교실 2교사 체제는 당장 교사 수는 증가할 수 있지만 그 자리를 기간제 교사나 강사들이 채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