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권도전 촉구 109명 서명 조작… 심하게 말하면 꼼수”

입력 2017-08-06 14:00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당권 도전을 촉구한 원외 지역위원장 109명의 서명이 일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김현식 천안병 지역위원장과 이연기 국민개혁연대 사무총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후보의 당대표 선거 출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만한 109명의 서명이 확보되는 과정에 일부 거짓과 왜곡이 개입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역위원장들의 증언에 따르면, 서명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단순한 지지 의사 표명이 불분명한 취지의 질문으로 인해 당대표 선거 출마에 동의하는 서명으로 둔갑했다”며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대선주자로서 안 전 후보를 지지하지만 극단적인 위기에 처한 국민의당의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당원들이 다수 존재하는 현실에서 심각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참 의사를 직접 표명한 이들을 포함해 109명의 명단을 본 사람을 현재까지 찾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서명 작업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무슨 사연인지 여러 차례의 공개 요구에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9명보다 많은 사람이 동참하지 않았다. 동참한 사람 중에서도 진의가 왜곡됐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증언한 지역위원장이 누군지에 대해 김 위원장은 “특정하기 어렵다. 여러 기간 동안 여러 모임에서 많은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현식(오른쪽) 천안병 지역위원장과 이연기 국민개혁연대 사무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당권도전을 촉구한 지역위원장 109명의 서명 일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은 “‘평당원 이유미씨 사건’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은 상황에서 또다시 조작 논란이 불거져 혼란과 불신에 둘러싸였다. 참담하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기대하고 사랑하고 보호하고 키울 안 전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길인지, 또 당을 살리는 길인지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하게 얘기하면 꼼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안철수 1인 사당’이라는 이미지, 또는 우리가 그렇게 반대했던 패권 정치의 한 형태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점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위원장 109명의 명단 공개와 서명 확보 과정의 절차‧내용상 정당성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정한 답변 시한은 오는 7일 오후 2시다. 김 위원장은 답변이 없을 경우 “법적·정치적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신임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는 오는 27일 열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