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의 공관병 출신이 “비슷한 또래의 사병이던 박 대장의 아들이 휴가를 나와 관사에 왔을 때 몸종처럼 시중을 든 순간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박 대장의 공관에서 약 1년 동안 공관병 생활을 한 A씨는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박 사령관 부인의 지시로 끼니때마다 아들 밥상을 차려주고 속옷 빨래까지 해줬다고 했다. 아들이 공관으로 친구들을 초대하면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장비와 식재료를 준비했고, 파티가 끝나면 설거지 등 뒷정리도 했다. 이튿날에는 해장용 아침까지 차려줬다. A씨는 박 대장의 아들과 관련해 “단지 어머니가 자신에게 좋은 걸 시키니까 가만히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 대장의 아들은 현재 공군에서 병사로 복무 중이다.
A 씨는 “박 사령관 부인이 ‘아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며 폭언을 퍼부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관 조리병이 박 사령관 부인의 구박에 못 이겨 자살하려 한 정황도 증언했다. A 씨는 “관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고기 굽는 불판이 사라지자 박 사령관 부인이 조리병에게 ‘무조건 찾아내라’며 몰아붙였다고 들었다”며 “조리병이 창고를 다 뒤져도 불판을 찾지 못해 박 사령관 부인에게 심한 모욕을 받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관병들은 부모 등 가족 면회까지 제한을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공관병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땐 하도 눈치가 보여서 부모님이 면회 오셨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며 “몇 개월이 지나 면회 오신 부모님을 뵈러 가보겠다고 하자 눈치를 주고 막말을 했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