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선 '수박 모자이크병'에 대한 각종 우려와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박을 잘라보니 '소용돌이' 모양의 무늬(사진)가 있었는데, 그냥 먹었다가 구토와 설사를 했다는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이른바 '수박 괴담'이 확산됐다.
이 무늬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정확한 명칭은 '오이 녹반 모자이크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박 잎이 얼룩덜룩해져 마치 모자이크처럼 보이기 때문에 '수박 모자이크병'이라고 불린다. 오이 녹반 바이러스는 식물 바이러스여서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돼 부패한 수박을 먹으면 설사나 구토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수박 내부의 '소용돌이' 모양만으로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스브스 뉴스에 따르면 이 무늬는 '태좌'다. 태좌는 씨앗이 맺혀 있는 자리로, 이 무늬가 있는 게 정상이라고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수박에도 무늬가 있기 때문에 태좌만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구분할 수 없다.
수박 내부를 확인하지 않아도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수박 꼭지를 살펴봐야 한다. 수박 꼭지가 말라 비틀어져 있거나 갈색 딱지가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수박 역시 좋지 않다. 수박을 잘랐을 때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경우에도 먹으면 안 된다. 바이러스에 걸린 수박은 과육의 씨앗 주변이 적자색을 띠고 곳곳에 황색 섬유상의 줄이 생기면서 물러진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진단키트는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좋은 품질의 수박을 고르는 법을 설명했다. 우선, 수박 껍질에 윤기가 나고 검은 줄무늬가 고르고 진하게 형성돼 있다면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수박을 두드려볼 때는 왼손에 수박을 올려 놓고 오른손으로 수박의 중심 부분을 두드려 진동이 왼손에서도 느껴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진동이 전달된다면 잘 익은 수박이다.
진채림 인턴기자